나노기술 2004-08-03 (조회수:5176)

 

원자나 분자 단위에서 물질을 제어하고 합성, 조립하는 21세기 신기술. 1981년 스위스의 IBM 취리히 연구소에 근무하던 로러(Rohrer) 박사와 비니히(Binnig) 박사는 원자 단위의 크기를 관찰할 수 있는 주사형 터널링 현미경(STM)을 발명하여 반도체 표면의 원자 하나하나를 선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최초의 사진을 학계에 발표했다. 이처럼 특수한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원자를 직접 ‘볼 수 있게’ 만든 업적으로 이들은 1986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는데, 이들이 만든 장치는 그 후 단순히 원자, 분자들을 관찰할 뿐만 아니라 이동시키고 조립시키는 데도 쓰이게 되어 새로운 나노과학기술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나노는 10억분의 1을 의미하며 1나노미터(㎚)는 원자 3∼4개가 배열된 정도의 극미세한 크기이고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에 해당한다. 나노기술은 원자나 분자 정도의 작은 크기 단위에서 물질을 제어하고 합성, 조립하며 혹은 그 성질을 측정, 규명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는 크기가 1 내지 100나노미터 범위인 재료나 대상에 대한 기술이 나노기술로 분류된다. 참고로 유전자를 이루는 DNA 이중나선의 폭이 2㎚로서 DNA, RNA, 단백질 등도 나노의 범위에 든다. 나노기술은 원자·분자들을 적절히 결합시킴으로써 기존 물질의 특성 개선은 물론 신물질, 신소자 창출에 더욱 적합하여 그 응용분야가 전자, 재료, 통신, 기계, 의약, 농업, 에너지·환경, 국가안보 등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경제적·기술적 파급효과가 막대하다. 나노기술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클린턴 미 대통령이 국가나노기술구상(NNI;National Nanotechnology Initiative)을 발표하고부터다. 이 연설을 통해 클린턴은 솜털 같은 무게로 강철보다 10배 강한 물질을 합성하고, 각설탕만한 부피에 미국 국회도서관의 자료 전체를 수록할 메모리를 만들며, 암세포가 만들어지자마자 곧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기술 개발에 연방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기술종주국의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어 일본, 유럽 각국들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종합계획 등을 마련하여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00년 12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국가적 차원의 나노기술 개발이라는 정책방향을 설정한 이후 국가 주도의 나노연구센터 설립과 관련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나노기술의 다양한 분야들
나노기술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어 정해진 분류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세 가지 핵심 분야와 기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나노 소재로 극미세한 크기의 새로운 물질과 재료를 합성하는 기술이다. 둘째, 나노소자인데 나노 크기의 재료들을 조합하거나 배열하여 일정한 기능을 발회하는 장치를 제작하는 것이다. 셋째, 나노-바이오라 불리는 나노기술을 생명공학에 응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측정, 이론 정립, 컴퓨터 시늉내기, 환경생태 등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나노기술로 많이 거론되는 분야는, 첫 번째, 차세대 반도체 및 차세대 전지에의 응용이다. 차세대 반도체는 특별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지 않고도 현재의 top-down방식(반도체를 미세하게 가공해 점점 더 작은 구조를 만드는 방식)으로 반도체 공정을 계속 발전시켜 그 크기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03년 현재 70㎚ 선폭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은 세계 최강의 반도체 메모리 기술을 보유하고 반도체 관련 수출액이 총수출액의 15%를 점하고 있다. 차세대 나노기술의 두 번째 핵심분야는 NEMS(Nano Electro-Mechanical System)이다. MEMS의 또 하나의 응용은 바이오테크놀로지와 융합시키는 것이다. 나노 바이오모터는 인체의 모세혈관 속을 잠수함처럼 다니면서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목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세 번째, TV, 컴퓨터 화면, 차량 내 표시판, 야외 전광판 등을 포함한 디스플레이 분야다. 차세대 기술로서 FED(전계방출 디스플레이)는 소비전력이 적고 혹독한 외부조건(날씨, 온도)에 내구성이 강할 뿐 아니라, 완벽한 동영상, 넓은 시야각, 대화면 확장의 용이성, 공정의 단순용이성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로선 삼성SDI, SONY, 캐논-도시바 등 선발 세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일본의 대표적 경제신문 ‘니혼 게이자이’가 2003년 2월 11일자에 보도한 것처럼 나노기술 분야 중 유독 탄소나노튜브 FED 관련 특허에서 압도적 우세를 점하고 있다. 나노기술에서 또 하나의 핵심 분야는 나노 소재다. 물질을 1∼100나노미터 크기의 극미세 입자로 만들 때 여러 가지 새로운 특성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잘 이용하면 현재의 여러 산업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전혀 새로운 소재를 합성할 수 있다. 이미 쓰이는 나노 소재로서 앞으로 1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로는 나노 화장품, 자동차 연료탱크 플라스틱, 건강 및 의학용 기자재를 들 수 있다. 그리고 각종 화학공정과 석유 정제 등 에너지 관련 분야의 촉매에도 나노기술을 이용한 나노 입자가 대량으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정전기를 방지하기 위해 탄소나노튜브가 응용되고 있는데 빠른 시간 안에 전 세계 대부분의 자동차에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나노 은(銀) 입자의 경우, 그 항균, 살균력을 이용하여 유아용 기구, 병원 내 환자복 및 기기, 에어컨,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에 코팅하거나 재료 속에 혼합시켜 위생기기로 쓰인다. 철(鐵) 나노 입자를 이용한 환경오염 물질 제거효과는 이미 입증되었고, 휴대전화의 경우 출력을 대폭 줄일 수 있으므로 전자파를 인체에 거의 무해한 정도로까지 줄일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전계방출 디스플레이는 열을 가하지 않고 TV 화면을 밝히기 때문에 이를 응용하면 에너지 소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나노기술은 21세기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소재에서도 반도체의 뒤를 이어, 또한 반도체와 함께 차세대에 각광받는 새로운 재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